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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껍질을 눈에 박은 사람이 안개 속에서 오래된 철교를 부수는 소리"
세티르
2015. 10. 21. 00:58
"조개껍질을 눈에 박은 사람이 안개 속에서 오래된 철교를 부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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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올라오는 기슭은 아니다.
바다를 거슬러 오는 길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불편한 인간들의 조형물이 있다. 그들은 그들이 다니기 위해서 우리의 길을 막았다.
"이런 것 따위 사라졌으면 좋겠어."
물은 그 철골구조물을 부식시킨다. 그리고 주변에 붙어있는 조개딱지들은 피부에 상처를 만든다.
"없애버릴까."
까드득 까드득.
바위위에도 딱딱하게 붙어있는 그것을 손으로 잡아 뜯어 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조개들이 들러붙은 것을 뜯는 내 손이 상처나는 소리일 뿐이었다.
인어의 손에는 물갈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손등에는 비늘이 붙어있다. 그 더러운 철골을 뜯는 손의 비늘은 역린했다. 이미 그 자체만으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두운 늪지에서 노래를 부르며 사람을 꼬여냈다. 그리고 그곳에 배의 무덤을 만들었다. 어쩌다 그런 배들의 시체더미가 만들어졌는지는 그들은 관심이 없었다. 그 배의 무덤은 섬이 되었고, 그곳과 이곳을 잇기 위한 이런 낡은 다리를 만든 건 인간이었다.
세이렌들은 다시 일어나 노래한다. 철골의 시체를 끌고오는 사람들을 물려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