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색을 겸비한 그녀였지만 30년이 흐른 지금에서는 그저 퇴색한 뒷방 늙은이로 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머니! 아니.. 왕비님.."
"미카엘, 그렇게 부르면 섭섭합니다. 아무리 생모가 아니라지만 그래도 제가 왕자의 어미되는 몸 아니겠습니까?"
"아.. 네.. 어마마마.."
"멀게 느껴지십니다. 가까이 하시지요"
"아.. 네.."
그가 태어난 건 경사스러운 일이었다.
신의 재앙과도 같았던 마계전쟁이 마무리 되고
아서와 다리아 사이의 아들이자 제 1왕위계승자였던 가브리엘은 마왕의 부하에 의해 가장 먼저 살해당했다.
그 비보를 들었을 때의 다리아의 심정은 아들을 잃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 일이었다.
"저기.. 어마마마?"
"편하게 어머니라고 부르세요"
왕자의 죽음과 동시에 시작된 전쟁은 왕자의 탄생과 함께 막을 내렸다.
미카엘이 태어났을 땐 이미 다리아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폐경기에 접어들었다.
미모는 여전하지만 여성에게 있어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시기란 그런것이었다.
무능력ㅡ
여왕이 하는 그 첫번째 일은 후계의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낳지못하는 건 아니었다.
가브리엘을 먼저 보냈을 때의 그 심경과, 낳지 못하는 그 시점에서 이미 왜곡된 슬픔이 찾아왔다.
광대를 불러서 우울함을 달래던 것도 잠시,
그의 오라비이자 대신인 콘라드의 말마따나 후계자는 필요한 것이었고, 그녀의 심격따윈 중요치 않았다.
그리고 들어오게 된 귀비, 멜리사.
조카지만 아서의 옆자리에 앉은 것만으로 불만이었다.
나만의 자리에서 이제 나눠야 한다.
어리고 예쁘고 매력적이다. 그건 그녀가 봐도 마찬가지지만 하지만 내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어머니? 바쁘시면 나중에 찾아뵙겠습니다."
"티타임이 너무 지루했나요? 광대라도 부를 껄 그랬나요, 미카엘"
"아.. 그럼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게요. 생일때마다 나가서 만나는 아이가 있는데..."
그렇게 시작한 미카엘의 왕궁 밖에서 만난 여자아이 이야기는 매 해 다른 곳 다른 이야기로 가득했다.
왕자시절의 아서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
그런 빛바랜 추억의 서랍을 꺼내 보는 즐거움ㅡ
멜리사가 미운 것도 미카엘이 미운것도 아니었다.
퇴색한 건 자신이고, 그리고 자식에 대한 애정과 슬픔은 이미 결착되어 떨어지지 않았다.
"... 그래서 그 아이를 만나면 기쁘세요?"
"네. 귀엽고 뭔가 엉뚱하기도 하고.."
"다른이들에게도 소개할만큼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저는.. 제왕학 수업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그래요."
저녁무렵 귀비의 방,
미카엘은 레오나드의 전쟁의 역사가 끝나자 마자 후다닥 귀비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생일에 있었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엄마 그래서 있잖아 그 돌멩이 같은 게 보석이라는 거야 아니 돌멩이로 밖에 안보이는데 무슨 보석이냐? 그랬더니 원석이라서 그렇다잖아. 그래서 하나 사와봤어. 가공된 보석은 많이 있지만 원석은 없잖아"
약간 반짝이는 돌멩이를 건내며 싱긋거렸다. 왕성 밖에서 만난 소녀와의 만남을 생각하면서. 마틴한테 걸려서 왕자님이란 소리를 그 소녀가 듣게 되었으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왕자라는 걸 알면 좋아할까? 싫어하진 않겠지?
"미카엘은 아직 원석이네. 이 원석은 미카엘을 닮은 것 같네. 그리고 그 소녀한테는 뭘 선물했니?"
"선물요? 아.."
아차 싶었다. 엄마껀 골라놓고 자기껀 안사주는게 마마보이로 보이진 않았을까? 1년에 한 번 밖에 못만나는데 이렇게 비호감짓을 하다니.. 시장이나 식당에 가서 뭐 하나 제대로 해준 게 없는 것 같고. 매번 말로도 틱틱 거린 거 같은데.. 그 아인 날 좋아하는 걸까? 아니 좋아하니까 매번 약속을 하고 1년에 한 번이지만 만나주는 거겠지?
"그런 원석시장에 데려가서는 선물 하날 안줬단 말이니?"
"역시 선물 하나 정도는 줘야 되는 거겠죠?"
"엄마 생각하면서 이건 사오고 그 소녀에게는 아무것도 안주면 입장이 뭐가 되니?"
"아.. 역시 그런가요... 거기까진 생각 못했네요."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뭘 해줄까 고민도 하기 전에 보석함에서 무언갈 하나 꺼내 시녀에게 건냈다.
"자, 엠마 이거 상자에 예쁘게 포장해줘요"
"네 귀비님"
"뭐에요?"
"예쁜 빗. 수확제때 댄스파티에서 빗을 주잖니. 매력적인 아이에게 빗을 주는 건 상식이지"
"수확제때는.. 그 소녀가 볼까봐 도망다니느라.."
"한 번쯤은 만나도 되지 않을까? 근데 어느집 여식이니? 예쁘니?"
"네 예뻐요! 아니.. 그러니까.. 어머니만큼 매력적인 건 아니지만.. 그 나름의 귀여움이 있어요."
"엄마 안띄워줘도 되. 니눈에 예쁘면 되는거잖아. 안그렇니?"
"네! 히히 다음 2월이 너무 기다려져요."
"그래 다음번에 만나면 이걸 선물하렴."
"고마워요 엄마. 이제 주무실 시간이니 가볼게요"
가볍게 인사키스를 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잡설을 덧붙이자면
첫째가 가브리엘, 둘째가 라파엘, 셋째가 미카엘입니다.
왜냐 ' ㅂ'? 가나다순<야
일곱명의 아들이 낫나요? ㅋㅋㅋㅋ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 라구엘 사라카엘 레미엘? 그럼 가나다순이면...
가브리엘 라구엘 라파엘 레미엘 미카엘 사라카엘 우리엘 이렇게? ㅋㅋ
그리고 미카엘의 쌍둥이는 루시펠도 있습니다. 걔는 뭐.. 마왕한테 끌려가서 마왕자라는 설정...
은 제 설정입니다.(순전히 ㅋ)
멜리사는 그렇게 쌍둥이 아들을 낳고 하나는 생이별읠 했다는 설정이 있지요(그러니까 순수 제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