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닥 달그닥...
평소와 다를 게 없이 식사를 하고 차 한 잔 마시려고 컵을 꺼낸다.
투명하고 예쁜 유리잔.
커피를 마실 땐 머그를 애용하지만
오늘은 좀 특별하니까 투명 유리잔에 홍차나 한 잔...
"현수야, 그렇게 까지 신경 안써도 된다니까."
"내가 좋아서 하는건데 뭐."
이렇게 꺼내서 보니까 슬프다.
함께한 세월만큼 얼룩이 지는 건 당연한 거고,
상처 받는 건 당연한 건데
투명한 유리컵일수록 눈에 띄는 것이다.
얼룩도, 흠집도.
"아야..."
"베였어?"
같이 산지 겨우 100일.
뭐 그런 날을 챙기냐 하지만 현수 녀석은 그런데 꼭 여자같은 성격이니까...
챙기는 것 보다 너 다치는 게 싫다 현수야.
"으응. 괜찮아. 조금 벤 것 뿐인걸."
조금 벤 것 가지고 그렇게 소리내고 얼굴빛이 좋지 않은데
넌 그렇게 쉽게 말하는군.
"그냥... 겨우 100일 같이 지낸 유리컵이 얼룩지고 흠집난 게 눈에 띄어서..."
"겨우 그런 것 때문에 멍 하게 있다가 컵을 깬거야?"
"겨우 그런 거 아닌걸. 우리랑 겨우 100일이었다고. 그런데 이렇게 더러워졌단 말이야. 나도..."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너랑 나랑 겨우 100일 된 유리컵에 빗대는 건가?"
겨우 100일. 그렇게 자주 사용한 것도 있겠고 밀크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많이 더러워졌다. 유리컵이...
겨우 그런 물건에 너와 내 사랑을 의심하는 거냐...
더러워 질 바엔 부서져버리겠어.
기억하냐... 니가 나한테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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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워지는 현수씨의 그분입니다.
이름 지어줄 예정 없다고 그전에도 썼지요 잇힝 - ㅂ-
이름따윈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름은 현수씨 하나로 충분해요 - _-;
성격이 점점..
얼음을 빙수로 간 것도 아닌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되어가는군요... 현수의 그분...
아 몰라요 하여간 심심한데 잘됐어. 열심히 써주겠슴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