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서로 너무도 다른 세상에 살아왔죠
한 번 스쳐 지났을 뿐
그 후로 난 멀리서 이렇게 기다려왔죠
언젠가는 내 헛된 꿈이 혹 이뤄질까
날 기억이나 할까요 내 이름조차 생각이나 날까요
누군가 매일 그대를 위해 늘 기도해온 걸 알까요
그대가 난 부럽죠 나 같은 사람 너무나 흔하겠죠
혹시나 그대 알고 있나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아껴왔던 내 맘이 흔하게 묻혀질까봐
단 한번도 편지조차 못했는데
날 기억이나 할까요 내 이름조차 생각이나 날까요
그대는 이미 누군가에게 큰 의미라는 걸 알까요
그대를 사랑해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돼 버렸죠
혹시나 그대 알고 있나요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매일 그대의 곁에서 맴돌았다는 걸
그대를 지켜왔었다는 걸
날 사랑하면 안돼요 단 하루라도 그럴 수는 없나요
허튼 생각이란거 알지만 한 번은 말하고 싶었죠
사랑해도 돼나요
혼자서라도 사랑하면 안돼요
허튼생각이란거 알지만 한 번은 말하고 싶었죠
그대를 사랑해요
글에 설명을 덧붙이자면...
1. 큐브 시선 입니다. no title 에서 큐브가 용사를 감시하면서 싹트는 사랑이야기라고 하죠.
2. 역시 용사x큐브(용사 공, 큐브 수) 입니다.
그 놈이 태어났을 때였다.
감시는 그 때부터 였다.
몰락귀족도 아니었고 신흥 귀족? 뭐 그런것도 아니었다.
지방 영주로 자작작위를 가진 아버지는 방탕한 생활에 동네에 치마란 치마는 다 들춰본 양반이라는 게 이 영지의 소문이다. 처녀성을 영주에게 바치는 말도 안되는 풍습이 있는 건 알겠지만 용사의 아버지는 좀 심했다.
한 몇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왕족이지만 그건 너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얘기같고,
대공, 공작, 후작, 백작으로 작위만 계승하다 결국 자작까지 내려오는 케이스는 드물다.
보통 백작위 이상쯤 되면 딸을 팔아서라도 후작이건 공작이건 다시 올라가려는 습성이 있는데도 이 집안은 그렇질 않았다.
굶지 않으면 되고, 부족하지 않으면 되고, 그리고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선택된 자일 수도 있다.
많고 많은 여자들을 후리면서도 자기 본부인한테도 충실했는지 아들만 다섯에 딸이 여섯이다.
남편이 욕심도 없는데 부인은 욕심이 많았다.
정확하게는 남자 욕심이 많았다.
방탕하기는 두 부부 마찬가지 였다.
둘 사이의 아이는 부인이 낳은 아이만 11명이지만 사실 그 부인이 낳은 아이 중에서도 실질적인 둘의 아이는 둘 뿐이었으며, 남편의 아이는 아마 부인이 낳은 아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바르게 성장한 이유는 곧은 성품의 보모 덕분일 것이다.
훗날의 레오나드의 어머니인 이 여인 덕분에 잘 성장한 것이겠지.
부모란 것들은 그냥 자기 즐거움만을 위해 사는 족속이니..
"리오! 도련님한테 그게 무슨 짓이니?"
"도련님은 무슨.. 그냥 배다른 형제일 뿐이잖아? 이 놈이 내 동생인 거 아니야?"
"동생은 무슨! 도련님 한테!!"
"아파! 아프다고! 저런 비실거리고 아무것도 못하는 놈이 뭐가 도련님이야!!"
"응? 리오? 엠마? 왜 리오를 괴롭혀?"
"버릇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도련님. 얼른 사과햇!"
"엠마, 리오는 나에게 사과할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둬요."
어릴 때 부터 욕심도 없었고 위아래도 없고 심지어는 성욕도 없었다.
남들 다 하는 몽정을 했을 시기가 지났는데도 감흥이 없었다. 치마 뒤집고 다니는 건 그저 어린애의 장난일 뿐이고, 그건 비슷한 또래인 레오 따라서 하던 놀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게 어떠한 특별한 느낌도 없었고 그저 레오가 하는 걸 따라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았다.
계속 바라만 보다가 그런 순수한 그가 재미없었다. 그래서, 조금 놀려주기로 했다.
"잘자네, 귀염둥이"
그렇게 장난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분명.
꿈속에서 그를 희롱했을 땐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언제부터 이런 몽글한 마음이 싹튼걸까?
계속 바라만 보다보니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같은 게 생긴걸까?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어느 새... 답답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난 볼 수 있는데 왜 저놈은 날 한 번도 못알아채는건지..
나만 보기만 해서 저 녀석은 날 기억이나 할런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밤에 몇번이고 녀석을 찾아가 괴롭혀줬다.
이게 맞는지 틀린지 판단조차 되지 않았지만 인지를 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지나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희한하게도 신들이 허락한 건지 다른 어떠한 상황에도 녀석은 날 보지 못했지만,
그 때 만큼은 날 바라봐줬다. 그것도. 나와 같은 눈빛으로.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나면, 나를 또 그렇게 봐줄까?
전쟁이 시작되고,
녀석과 리오라고 불리는 배다른 동생은 전쟁에 참전했다.
그리고 그는 용사가 됐지만 그는 스스로가 '서자'라고 했다. 그래서 귀족 자리에도 오르지 않았고,
오히려 원래 귀족인 그의 자리에 리오라는 배다른 동생이자 젖형제를 끼워넣었다.
넷째이긴 하지만 귀족이고 그러니 좋은 자리를 달라고.
자신은 매년 굶지 않을 정도의 돈만 있으면 된다고.
그리고,
기다리는 자가 있으니 시종이고 뭐고 필요 없다. 고 그렇게 말했다.
기다리는 자..?
그게 누구지?
그게... 누구냐고
짜증이 났다. 화가나고. 더이상 감출 수 없는 분노로 그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의 눈앞엔 내가 있었다.
욕심도 없고 그러니까 신들이 선택을 한 용사 입니다.
효신군 노래는 원래 안듣습니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저 때는 한참 들었던 것 같네요.
요즘은 다시 잔느를 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