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많아보이는 건 기분 탓입니다...<
어차피 메모장에 글을 써서 분량따위 모른다고 합니다 ' ^'
음... ' ~' 겨울에 여름글 쓰려니 날씨생각도 안했는데 얘네 장마기간이라는 걸 글 쓰다가 생각이 들었.... 에잇 그런거 모르겠다(와장창)
마른장마가 계속 되다가 7월로 접어드는 순간, 무거운 공기는 밖으로 나가지만 않으면 괜찮았다. 에어컨 시스템 덕분에 상쾌한 생활을 하고 있는 여름날은 몇일전의 비따위는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탁상의 달력에는 생일이 과장되게 표시되어 있었다. 7월 22일 금요일, 히로키 생일. 빨간색 동그라미가 정신없이 쳐져있고, 누가 붙인 스티커인지 하트가 몇개 붙어있고, 그리고 누가 쓴 글씨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화려하게 히로키 생일이라 적혀있었다. 달력을 멀찍이서 봐도 이 날이 무슨 크리스마스보다 더 특별한 날 처럼 보였다.
사실 히로의 상태는 지금 당장 퇴원해도 문제는 없었다. 퇴원하고 통원치료 해도 되지만 부모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없고, 보호자랄까 감시자랄까, 하여간 그 사람들에게 경고를 한 이후로는 특별한 연락이 없었다. 퇴원일따위 관심도 없는 모양이다. 돈에 문제없는 부유층들이 흔히하는 의료쇼핑보다 더한 게 요양차 침대에 누워있는 일이다. 종종 있는 일이지만 병실에 여자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그래도 본인의사는 물어봐야 될 것 같아서 퇴원일에 대한 상의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그 일 이후로 종종 내쪽에서 전화를 거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히로가 자는지, 아니면 다른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혹은 자리를 비우고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직통으로 거는 일은 없었고, 너스실에 한 번 전화를 해서 히로방으로 전화를 돌려주는 형태를 취했다.
[7병동 입니다.]
"타치바나 슈 입니다."
[아 쌤~ 쌤 쌤, 곧 있으면 마에다군 생일인데~ 서프라이즈 해줄까요? 할꺼죠?]
처음의 점잖음은 어디가고 바로 발랄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요시다상인가...
"제가 준비 다 해뒀어요."
[워호~]
"히로한테 전화할꺼니까 방해하지 마세요들~"
[그 날 저희는 바쁠 것 같은데요.]
"네? 그래요?"
나는 놀라서 바보같은 질문을 했지만, 눈치빠른 수간호사는 그 자리를 비워주는 거였다.
[꺄르르르~ 쌤 연애한대요♪♬]
"연애는 무슨. 혼자 좋아하는 거 알잖아요."
[네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수선생님의 목소리는 뭔가 좀.. 무서웠다.
"네, 매번 고맙습니다."
[에이~ 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죠. 팟팅팟팅!!]
"그런가요.. 히로는 지금 자요?"
[아뇨, 깨어 있어요.]
"그럼 전화 돌려주세요."
누가 뭐래도 저들은 내 조력자이고, 그리고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들이다. 히로에게 있어서도 그렇고.
전화 연결음이 한참 들린다. 이 시간이 가장 초조한 시간이다. 히로가 자리에 있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혹여나 전화를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래서 한 번 더 확인차 너스실에 전화를 해서 돌리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전화를 받는 건 히로 그건 그의 자유의사다. 내가 싫으면, 전화를 받기 싫다면 받지 않을 권리도 있는 것이다.
[여보세요.]
담담한 말투로 전화받는 히로.
"마에다군?"
[쌤~]
반갑게 전화를 받는 순간 안도한다. 전화를 받아준 그 자체로 행복하다.
"안잤네?"
[어. 말똥말똥한데?]
그렇게 말하며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는 히로를 떠올린다. 히로는 정말 예쁘고, 귀엽다.
"요즘 낮잠도 안자고 다 나았네. 퇴원해야 겠다."
[어어? ....그렇지.]
당황한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퇴원이란 말이 싫은건가. 나도 싫은데.
"그래서 그런데 다다음주 금요일에 약속있어?"
다다음주 금요일, 히로의 생일. 그 날 약속이 없다고 한다면 뭐든 해주고 싶다. 일부러 퇴원을 늦게 잡는 이유도 그런것이다.
[약속? 없는데?]
"어? 그래? 그럼 퇴원전에 나랑 잠깐 바람쐬러 갈까?"
[퇴원전에? .......좋아.]
"퇴원은 25일쯤으로 생각중인데, 어때? 부모님껜 그렇게 통보하면 될 것 같고"
[.... 그건 쌤이 결정하면 되는 거 아냐? 난 상관없어.]
퇴원이 불안한건지, 아까부터 목소리가 영 어둡다. 퇴원이야기는 그만해야겠다.
"그런가? ....뭐 불편한 거 없어?"
[응. 없어. 그나저나 디저트는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지난번 일 이후로 내가 종종 전화하면 히로는 불쑥 뭐가 먹고싶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내게 직접하게 되었다. 지금껏 사다준 것에 대한 불만도 없었지만 이게 먹고싶다 저게먹고싶다 하는 요구가 늘었다. 물론 나야 바라던 바이지만.
"아이스크림? 하겐다즈면 되지?"
[응!]
퇴원얘기할 때와는 사뭇다른 밝은 목소리. 아이스크림에 환호하는 거다.
"딴건 더 없고?"
얼른 가려고 차키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없어.]
"그래~ 금방 사갈게~"
[응.]
전화를 끊었다. 송수화기를 들고 있는 상태로 후크스위치를 누르고 전화를 정확하게 끊고는, 혼자서 송화부분에 뽀뽀했다. 히로가 알면 싫어하겠지만 히로와 전화를 끊고나면 매번 기도하듯 키스를 했다.
*****
날씨는 맑았다. 잠깐 비가내렸었는지 찌든듯한 느낌은 잠깐 소강상태였다. 하지만 다시 찜기에 올라가는 듯한 느낌. 몇년전부터 비오는 행태가 이미 소나기를 넘어선 스콜같이 내렸다. 여름의 찜통같은 더위는 자동차 안이 더했다. 그나마 다행인게 지하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던 차량 내부온도는 외부에 주차된 차량보다는 사람이 들어갈만한 공간이었다. 에어컨을 켜고 바로 나가보면 답답했다. 숨쉬는 공기부터가 무겁고 먹기 싫은 공기를 삼키는 느낌이 들었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를 가서 쇼핑센터의 고층 주차장 빌딩에 주차를 해놓고 아이스크림을 사러갔다. 여름시즌 한정으로 나온것도 챙겼다. 초코민트나 커피바닐라 같은 건 좋아할 것 같은데.. 레몬 진저는... 좋아하려나? 모르겠지만 일단 다 사고 보자 싶어서 챙기고 기본 초콜릿과 바닐라, 딸기와 쿠키앤크림은 파인트로 샀다. 양손 가득 아이스크림을 산 기분이 들지만 기분은 부족했다. 좀 더 많은 걸 주고 싶은데... 병실 냉동실이 얼만큼 꽉꽉 차있는지 생각지도 않고있는 슈는 미니컵으로만 대충 10개가 넘어보이는 봉투를 아이스패킹해서 차에 실어 병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하겐다즈네요~"
확연히 구분되는 무게와 부피의 아이스크림 두 봉투 중 적은쪽을 간호사들에게 건냈다. 인원은 저쪽이 더 많은데도 말이다.
"와아~ 잘 먹을게요 쌤♡"
"이건 히로꺼니까 잘 챙겨주세요. 히롤 퇴원스케줄이랑 해서 차트 확인해주세요."
"네네~"
묵직한 봉투는 히로꺼고, 1인 1컵에 파인트 2, 3개 더 들어있는 가벼운 쪽이 자기네들꺼라지만 그 사랑의 무게차이에 불만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덕분에 얻어먹는 거니 말이다. 병동에 넘겨주고 내려오니 금새 전화가 왔다.
[잘먹었어.]
히로다.
"잘됐네. 맛있었어? 많이 녹진 않았고?"
[어, 괜찮았어.]
"응. 그래."
[고... 고마워.]
"뭐, 이런거가지고."
고맙다고 하니 괜스레 웃음이 났다.
[바빴을텐데.]
"별로 안바빠."
안부인사는 좀 머슥했다. 딱히 할 말이 없달까..
"전화 끊자마자 비 내리더니 지금은 또 개었네."
[그러게. 날씨가 이상해.]
"뼈, 쑤신대는 없지?"
수화기 저편에서 배잡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히로가 웃는다.
[쌤은 무릎 아프고 그래?]
"부러졌던거 다시 붙여줬더니. 난 무릎 깨먹은 적 없는데?"
또 한참을 웃다가 말을 잇는다.
[딱히 쑤시거나 그런거 잘 모르겠어.]
"아직 젊네."
[안 어려. 다컸다고.]
무료하게 전화 받고 있다가 어른이라고 주장하는 아이의 모습은 멋지다. 귀엽기도 하고. 그리고 사랑스럽다.
"뭐가 안어려. 그게 다 큰거야?"
아직은 작은 키에, 그리고 작은 똘똘이가 생각났다. 좀 더 크려면 잘먹고 잘자야 되는데.
[다 컸지. 나 혼자서도 잘 지내.]
아이는 이맘때쯤 독립심이 가장 강할지도 모른다. 특히 남자애들일 경우.
"그래. 아직 더 클 수 있겠더라."
[.... 씨.... 남의 키 가지고!]
키 이야기 한 거 아닌데. 뭐 그 쪽 이야기 하면 싫어할테니. 그냥 다른 이야기를 해야지.
[우유 많이 먹고 쑥쑥 클거거든?]
"들어올 때 보다 키 더 큰 거 알아?"
얼마전에 재검사 했을 때 키도 좀 더 컸고, 몸무게도 적당히 늘었다. 잘 먹인 보람이 있네. 하고 훈훈하게 검사 결과지를 보다가 든 생각이 엑스레이상에서 성장판이 아직 열려있는 거였다. 아직 잘먹고 잘자면 좀 더 클 수 있을건데. 지금 충분히 귀엽고 예쁘지만. 작은 거에 컴플렉스를 느낀다고 하면 잘자라고 권해줘야지. 그리고 밤에가서 키스해야지.
[....그래?]
몰랐다는 말이다. 물론 아직 성장기이고 다른쪽 재생에 힘쓴다고 키가 그만큼 자라는 걸 잘 못느꼈을 수도 있다.
"밤에 잠만 잘자도 쑥쑥 크니까. 게임 그만하고 자."
그리고 내가 밤에 키스하러 갈꺼니까 푹 자는거야.
[씨... 알았어. 잔소리는..]
"두 달 누워있는데 뼈도 붙고 키도 크고. 정말 성장기는 좋은때네."
[.......그래도 쌤보다는 작아.]
작은게, 컴플렉스인가. 그리 작은편도 아닌데...
"그 속도로 크면, 나보다 더 커질지도 모르지? 20cm?"
[진짜?]
혹하는 게 너무 귀엽다. 이렇게 넌 밤에 잠을자고, 난 밤손님으로 갈꺼니까, 울 애기는 코~ 자요~
"응. 오늘도 힘들었지? 재활한다고."
[어어. 그래도 전보다든 덜 힘들어.]
"여유가 있는데? 다 나아서 그런가."
[맨 처음에는 꿈쩍도 못했으니까. 그 때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같아.]
"근육도 어느정도 자리잡고 재위치 잡으니까. 아픈것도 덜하지?"
[어. 아프지는 않아.]
"진통제 뺐는데. 몰랐지?"
[진짜? 몰랐어... 언제 뺀거야?]
놀란 목소리. 귀엽다, 히로.
"한, 일주일? 많이 괜찮아졌다길래 뺐지."
재활치료사들이 보고해준 걸 토대로 괜찮아졌다고 해서 근육이완제며 진통소염제며 조금씩 약을 줄였다. 재활 초반에는 아무래도 안쓰던 근육들을 다시 쓰고 하다보니 근육이 경직되서 아팠던 것들이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았다. 큰 근육을 쓸 줄 알게 되고 어떻게 써야하는지 몸이 조금씩 익혀가고 그 몸이 단련되어 가는 게, 퇴원을 부추겼다.
[몰랐어... 그런 얘기 진, 진작에 해줬어야지.]
"진작에 얘기하면 뭐가 달라져?"
[....... 아니... 그래도...]
"왜?"
[...아냐. 낫고 있으니까. 상관 없어.]
"많이 나았어. 당장 퇴원해도 되는데."
안하려던 말을 꺼냈다. 히로 분위기가 뭔가 모르게 불안해보였다. 목소리에 떨림이 있고, 내가 알려주지 않아서 그런 거 같아서. 말을 내뱉고 하지 말걸 이란 후회도 했다. 한참 수다스럽다가 갑자기 말이 끊겼다. 전화기로 이어진 시간이 흐르고 있을 뿐, 둘에게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다가 히로가 그 정적을 깨트렸다.
[당장 퇴원해도 되?]
"....퇴원하게?"
[.... 그래도 퇴원시키지 않는 이유가 있을거아냐.]
내가 보고 싶으니까. 계속 같이 있고 싶고. 집에가면 못보잖아.
[내 담당의사 쌤이니까. 하자는 대로 할게.]
"개인적인 욕심?"
사실대로 말했다. 히로가 결정할 일이니까. 약을 마음대로 감량한 것에 대해서도 조금 불만을 가진 모양이니까. 이야기 해야지. 내가 널 가둬두고 있는 거라고.
[어?]
"아냐, 답답하면 퇴원해."
[아냐. 괜찮아. 쌤 생각있을테고.. 집도 답답하고.]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
같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같이 있는 거잖아.
[아........]
"퇴원 하고 싶으면 얘기해."
[.....알았어.]
"일찍자고"
[알았어. 내가 쌤 키는 넘는다.]
"큭 그래. 쑥쑥커서 나보다 커져라."
[씨... 말 안해도 그럴꺼야!!]
"알았어~ 쑥쑥 잘 크게 고기반찬 많이 해줘야겠네~"
[자꾸 놀릴래? ....... 나 소고기.]
"소고기? 알았어. 또?"
[없어. 그거면 되.]
"저녁에 소고기 스테이크로 사올까? 한 400g 먹을래?"
내가 말하면서도 어의가 없어서 피식 하고 웃음이 새나온다.
[와!!!!!! 먹을래 먹을래!!!]
한창 성장기라 그런지 고기에 대한 탐욕이 엄청났다. 금새 밝아지고 고기를 원했다.
"외출할... 사올게."
너무 좋아해서 같이 나가서 먹을까? 외출할래? 라고 말할 뻔 했다. 보고싶다. 우리 히로...
[.... 당장 안 사와도 되니까, 천천히 갔다와.]
"어, 응.."
그걸 들어버려서 서먹해졌다. 뭐라 마무리 지었는지 모르겠다. 전화를 끊고 매번 하는 키스도 제대로 하질 않고 머리를 감싸쥐었다. 내쪽에서 보고싶다고 말을 하면 어떻게... 그래도 아직 저녁시간은 넉넉하게 여유가 있었다. 긴자에 종종 가던 스테이크 집에 예약전화를 했다. 포장한다는 말에 의아해했지만 준비해준다고 말했다. 고베산 고급 와규로 구워주는 곳이라 200g당 2만 3천엔 하는 곳이지만 코스로 먹으면 3만 4천엔 하는 곳이다. 그걸 고기만 구워서 간다는 것도 참 미안한 일이다. 다음에 퇴원하면 히로랑 먹으러 가야지 하고 찜해놓은 곳이긴 하지만.. 사이가 언제까지 좋을지는 사실 미지수이다.
그렇게 긴자에 나가서 스테이크를 포장 받아서 먹이고 어쩌다보니 수술을 들어가서 느즈막한 시간에 퇴근전에 차트를 열었다. 이미 불 끄고 잠들었다는 히로의 차트를 보고 병동으로 올라갔다. 잔다고? 이 시간에?
평소 같았으면 아직 게임하고 놀 시간에 전화상으로 일찍 자라고 했더니 자고 있었다. 퇴근 전에 보물을 찾은 기분.
[자요?]
"네. 불 꺼져있던데요."
앞 뒤 잘라먹고 이야기 해도 알아듣는 간호사. 불만 꺼져있다고 자는 게 아닌거 알지만 간호사들은 랜턴을 들고 다니며 자는지 아닌지 확인까지 한다. 수면시간 체크도 그들을 일이다. 뭐 보통은 안하겠지만 히로는 전담 간호사들이 있을 정도니까.
'말 잘 듣는데?'
내심 기쁨이 발걸음에 나타났는지 뒤에서 뭐라고 하는 잔소리가 귓등으로 스쳤다. 티날정도로 하지 말라는 말은 지켜야 하지만 아무래도 히로의 보드라운 살결을 만지면.. 안될꺼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자고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오르내리는 가슴께에 손을 넣었다. 두근거리는 느낌. 그리고 살짝 벌린 입술은 먹어달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 입안을 침범했다. 그 날 그랬던 것 처럼 여기까지 해야지 하면서도 더 원하게 된다. 맛보게 되면 입이 더 가고,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 가슴께를 벌려서 도드라진 부분에 입을 대었다. 새콤한 맛이라도 날 것 같지만 달콤함이 퍼졌다. 주변에 도장 찍으면 혼날꺼니까. 조심히 옷을 잠그고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여기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지를 내렸다. 자고있는 페니스를 손으로 깨웠다. 히로의 입에서 '으음...'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깨진 않은 모양인지 음으... 하고 다시 잠에 드는 듯 했다. 귀여운 그곳은 조금 만지작 거리자 딱딱해졌다. 적당히 좋은 모양을 하고 있는 그것을 입에넣고 오믈거렸다. 주머니를 쓰다듬고 한창 열을올리고 있는데 부스럭, 히로가 깼다. 눈을 반쯤뜨고 맹- 하게 쳐다보는데 패닉상태가 몰려왔다. 머리가 어지럽고 주변이 핑 돌았다.
"쌤...? 키스...."
촛점이 제대로 맞는듯 하다가도 다시 잠에 빠졌다.
다행인건가? 괜찮은건가? 근데 왜 날 보고 이쪽은 더 반응하는거지? 키스 해달라는 말인가...?
한참을 쳐다보고 있다가 키스를 했더니 아랫쪽이 더 커졌다. 혹여 주변에 튈까봐 콘돔을 씌우고 좀 더 자극했다. 키스를 하며 한 손으로는 가슴을 만지작 거리며 감싸쥔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거친 숨소리가 한참 되다가 원하는 게 흘러 나왔다. 콘돔안에 쭉쭉나온 흰 액체와 사그러드는 그 중심을 어루만지며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으로 키스 한 번 더하고..
옷을 다 정리 해놓고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병실을 나왔다. 매일밤 이럴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만, 다음날이 사실 제일 두려웠다. 나쁜 짓을 해서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았다. 내일, 히로가 뭐라하지 않을까.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다. 또, 그 때처럼 화내고 하면...
*****
억지로 약을 먹고 잠든 듯 했다. 제대로 잠을 못자서 약을 먹었지만 제대로 못잤다. 뜬눈으로 침대에서 누워만 있었던 것 같은데 약을 먹은 탓인지 어지럼증과 두통이 더 심했다. 나 자신에게 구역질이 났다. 내가 해놓고 후회하는 것도 아닌 미움받을 짓을 해놓고 사랑받기를 원하고 있다.
[쌤, 나야.]
병동에서 오는 히로의 번호는 당연히 숙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화기 건너로 들리는 목소리를 들어도 믿기지 않았다. 먼저 전화가 온 것이다.
"아.. 마에다군.. 잘 잤어요?"
조금은 어색한 인삿말이었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았다. 자고 있었으니까, 기억에 없을거야. 역한 냄새가 났다. 나 자신에게서.
[바빠?]
"아니 얘기해."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다를게 없으니까 티내지 말아야지. 난 어제 널 희롱했지만 넌 그걸 모르니까. 이렇게 자기정당화 하는 자신에게 구역질 나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게 내 자신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수면제 부작용인지 그런건 지금 중요하지 않지만.
[아- 어제 소고기 스테이크 잘... 먹었다고]
조금 쑥쓰러운 듯 말하는 히로는 분명 귀엽다. 그러고보니 어제 스테이크를 포장해서 들고와서 줬었구나. 갖고오느라 식었을지도 모르는 그 스테이크를 먹고도 맛있다고 해주었다. 다음엔 데리고 같이 가야지 라고 약속도 못하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기뻤다.
"맛, 있었어?"
[응. 오늘 아침도 맛있었어. 푸딩, 쌤이 사준거지?]
"응, 푸딩... 출근길에 사왔지.."
아무래도 밤에 있었던 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자고있었으니 당연한 거겠지.
[잘 먹었다고. 그냥... 인사하려고......]
전화를 하면서 사실 히로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었다. 별 대단한 말을 하는 건 없지만 그저 고맙다는 인삿말일 뿐인데, 처음 건들였을때 소리치며 혐오하는 눈빛으로 쏴보는 히로가 떠올랐다. 전화로도,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닌데...
[.... 무슨 일 있어?]
"으응.. 아니.. 어제는.. 잘 잤어?"
말을 돌렸다. 아니 확인하는 말이다. 잘 잤는지, 자면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어렴풋이라도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있었다. 분명 나는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간에 잔 거 오랜만이야. 잠 안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잘 잤어. ....쌤이 키 큰다고 해서 한 번 해본거야.]
"중간에 깨거나, 하진 않고?"
[어, 그러지는 않았는데.]
"피곤하거나, 이상한 것도 없고?"
[....? 없는데?]
"..... 그래?"
나는 히로가 알기를 원하는지 모르길 원하는지 순간 불분명했다. 내가 보내는 일방적인 애정표현을 거절하지 않고 있는 히로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희롱하는 나를 혐오하는 말을 던지지 않는 상황이.
[밤낮이 바뀌어서 그런가. 좀 피곤한데.]
"피곤해?!"
생각지도 못한 말에 큰소리를 쳤다. 상대도 당황했는지 한참 말이 없더니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 뭐야. 나 아픈거야?]
환자에게 피곤하다고 소리쳐서 불안함을 야기하는 의사라니. 의사 실격이다. 정말 바보같다.
"아, 아니.. 밤낮이 왜 바껴?"
[게임....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 있어서 그런가.]
"푹 잤다며?"
[응. 그동안 게임하느라 늦게... 잤는데 어제 일찍자서 그런지 잘 잤는데 좀 피곤해.]
기억은 못하지만 몸은 피로함을 느끼는 건가. 당연한거지만 혹여나 알까봐 계속 캐물었고, 그러면서 스스로의 죄악감은 흐려졌다.
"피곤하면, 아니 낮잠자면 밤에 못자니까. 어.. 물리치료 받거나, 그.. 재활채료 하거나?"
다른 일에 몰두하라고 하면 게임을 하겠지... 보고 싶다.. 우리 히로..
"산책, 할래?"
보고 싶어서. 보기 싫다고 한 게 며칠전인데....
[어?... 그래.]
"응... 피곤한거 말곤, 괜찮지?"
[어. 괜찮은데... 왜 자꾸 묻는건데?]
"진료실..은 위험하니까 밖에서 보자. 같이 산책하게."
[....알았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를 끊었다. 바로 나올 준비를 하는건가? 히로의 전화를 끊을 때의 의식같은 전화 키스를 하고 수화기를 전화기에 올렸다.
반복되는 질문에 의심을 품는다. 만나지 않겠다고 한 게 얼마 안됐는데 보자고 불러내고. 이중적인 자기 자신에게 구역질이 났다. 머리가 아프다. 제대로 못잔 것도 한 몫을 할테고, 수면제 부작용도. 그리고 히로에 대한 죄책감도 모든 문제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자고 싶었다. 기왕이면 히로 품이라거나, 무릎베개를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좋겠다는 말도안되는 허상을 꾸면서.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망상은 계속 되었다. 망상속의 나는 히로와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함께 들어갔으며 둘이서 침대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먼저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하는 내가 있었다.
그런 망상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넌 왜 그렇게 애를 울려놓고 절교선언하듯 안본다고 한 상대에게 만나자고 하는 뻔뻔함을 가지고 있는지, 또 그러면서도 히로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 매일 밤 널 찾아갈거야. 라고 말을 건내고 있는 자신이 분열하고 있었다. 망상장애에 이어서 이젠 분열증까지.. 점점 늘어나는 정신병에 약은 '마에다 히로키'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병의 근원 역시 '마에다 히로키'라는 것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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